사랑하는 아들에게,

Aug 29, 2026

네가 고전학을 전공으로 택했다는 소식에 나는 기가 막히고, 솔직히 말하면 소름이 끼친다. 실은 오늘 집에 오는 길에 토할 뻔했다. 나는 교육의 목적이란 같은 인간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고, 그들을 알아가고, 그들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믿을 만큼 구식인 모양이다. 물론 그러려면 사람들이 무엇에 움직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들이 내 목적과 바람을 기꺼이 반기게 만들 수 있는지를 배워야 한다.

나는 실용적인 사람이고,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네가 왜 그리스어를 하고 싶어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누구와 그리스어로 이야기를 하겠다는 거냐? 나도 근래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색을 읽어 봤는데, 그 늙은 놈들의 머리가 오늘날 우리 머리와 아주 비슷하게 돌아간다는 걸 알고 흥미로웠다. 그렇게 따지고 생각할 시간이 그리도 많았다는 게 놀라웠고, 그런 쓸데없는 사색을 허용해 주는 문명이란 대체 어떤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다 생각해 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더구나. 그들이 우리처럼 생각한 건, 지금 내 헤리퍼드 소들이 열 세대, 스무 세대 전 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나는 네가 고전이 영문학에 끼친 영향 따위를 알아내는 데 왜 그토록 목을 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총을 쓸 줄 알기 위해 총 만드는 법까지 알 필요는 없다. 내가 보기엔 이 신화 저 신화가 무슨 영향을 줬는지 파고들지 않고 그냥 영문학을 배우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그런 과목들은 세상과 동떨어진 몇몇 비실용적인 몽상가들, 그리고 소수의 대학교수들과나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어 줄 것이다. 맙소사! 내가 보기에 네가 해야 할 일은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만드는 것이다. 움직이는 사람들,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 퇴폐적이지 않고 흥미로운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속물이 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너는 ‘고전 속물’이 됨으로써 자신을 무리와 구별 짓는다고 느끼겠지. 눈에 선하구나. 네가 술집에 흘러들어가 몇 잔 들이켜고는 옆 스툴에 앉은 남자 — 아이오와주 포덩크 촌구석에서 온 요즘 광고판 사업가 — 에게 몸을 돌려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그런데 그 레오니다스 말인데, 자넨 어떻게 생각하나?” 그러면 네 친구 광고판 사장은 너를 돌아보며 “레오니다스가 누군데?” 하겠지. 너는 다시 “아니, 레오니다스 말이야. 12세기의 그 유명한 그리스 사람.” 그러면 그는 “그래서 그게 대체 누구냐고?” 할 거다. 너는 “아니, 레오니다스도 몰라?” 하고는 그를 무시한 채 그날 저녁 내내 다른 말은 한마디도 섞지 않겠지. 그는 자기가 아이오와 촌구석에서 올라온 촌뜨기라고 느낄 거다. 그러면 둘 다 만족스러울 테고, 결국 너는 그의 광고판 회사를 사들이게 되겠지.

이런 종류의 쓸모없는 지식이 너를 남들과 구별 지어, 세상의 실천가들로부터 떼어 놓으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가 돈을 넉넉히 물려주면 너는 상아탑으로 은퇴해서, 선사시대 인간의 상형문자가 윌리엄 포크너의 글에 끼친 영향을 남은 평생 사색하며 지낼 수도 있겠지. 참고로 그는 미시시피에서 나와 동시대를 산 사람이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쓴다 — 창녀, 잡년, 거친 말, 그리고 거친 행동.

사실 내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네가 네 인생을 어떻게 하고 싶은가다. 다만 그 괴짜 교수들과 상아탑의 영향이 너를 우리 둘 다 자랑스러워할 만한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내가 친구에게 너를 소개하며 “이 애가 내 아들일세. 그리스어를 하지”라고 말할 때, 우리 둘 다 무척 흐뭇하고 기쁠 거라고 확신한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어떤 능률 전문가와 저녁을 먹었다. 인도 정부의 경제 자문을 맡고 있고, 이 아래쪽에 값나가는 임야를 8만 에이커쯤 소유한 사람이다. 마침 그의 아들 내외가 와 있더구나. 그가 아들을 소개하고는 미안한 듯 말하더라. “이 애는 이론수학자입니다. 나는 이 애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몰라요. 다른 세계에 사는 아이죠.” 조금 있다 내가 그 아들과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그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라고는 자기 연구뿐이었다. 나 역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일찍 자리를 떴다.

네가 브라운에 남아 고전학 교수가 될 작정이라면, 지금 택한 과목들은 너희 영문과 교수인 게일 노이스와 평생을 함께하기에 딱 알맞을 거다. 어쩌면 그가 젤리 만드는 법까지 가르쳐 줄지도 모르지. 내 생각에 그건 네가 이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우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다. 내가 보기에 너는 빠른 속도로 얼간이가 되어 가고 있고, 그 더러운 분위기에서 빨리 빠져나올수록 나는 좋겠다.

물론 대학 교육이 필수라고들 하는 건 나도 안다. 그래도 나는 콜럼버스만 빼고 모두가 세상은 네모나다고 말했다는 사실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너는 세상을 따라가거라. 나는 혼자 가겠다.

내가 옳기를 바란다. 너는 지금 속물들의 손아귀에 있고, 빌어먹을, 너를 그리로 보낸 건 바로 나다. 미안하구나.

너를 사랑하는 아버지로부터

Ed Turner to Ted Turner,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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